루이 드 로베르(Louis de Robert): 『Le Roman du malade』
Archipoche 출판사가 「Le Domaine」 총서로 재출간한 루이 드 로베르(Louis de Robert, 1871-1937)의 『Le Roman du malade』를 계기로, 이 총서를 이끌며 잊혔던 이 소설을 발굴해 낸 올리비에 필리포나(Olivier Philipponnat)와 이번 재출간본의 서문을 쓴 제롬 바스티아넬리(Jérôme Bastianelli)가 Société des hôtels littéraires 회장 자크 르테르트르(Jacques Letertre)와 대담을 나눴습니다. 1911년 저자에게 페미나상의 전신에 해당하는 상을 안겨 준 이 소설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역사에서 특별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루이 드 로베르는 프루스트의 가장 초기 문학적 벗 가운데 한 사람이었으며, 『스완네 집 쪽으로』의 교정쇄를 가장 먼저 읽은 독자이기도 했습니다.
자크 르테르트르 — Hôtel Littéraire Le Swann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오늘 저녁의 주제는 제게 각별한 것이지만, 조금은 씁쓸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몇 해 전, 파리의 한 유명 고서점상이 루이 드 로베르가 프루스트에게 보낸 『Le Roman du malade』 헌정본과, 루이 드 로베르가 메모를 남긴 『스완네 집 쪽으로』 교정쇄를 사들이라고 제안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너무 오래 망설인 나머지 결국 그것들을 소장하지 못했습니다. 후회막급이지요, 거의 자책에 가까울 정도로요!
오늘 저녁 자리해 주신 두 분 손님께 감사드립니다. 『Le Roman du malade』를 재출간한 올리비에 필리포나, 그리고 Société des Amis de Marcel Proust 회장으로서 서문을 쓴 제롬 바스티아넬리입니다. 그 서문은 요컨대, 제목이 지독하게 별로라는 설명으로 시작됩니다……
편집자께 첫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루이 드 로베르가 프루스트를 몰랐다면, 이 책을 재출간하셨을까요?
올리비에 필리포나 — 프루스트 때문만은 아닙니다. 저를 사로잡은 것은 루이 드 로베르의 모든 벗들―남녀를 막론하고―이었습니다. 1911년 이 책이 출간되었을 때, 그리고 그 이전 『Le Figaro』에 연재소설로 실렸을 때부터, 사람들은 그에게 대단히 찬사 어린 편지를 보냈습니다.
저는 거의 우연히 루이 드 로베르를 발견했습니다. 공유 저작물이 된 작품들을 다루는 총서 「Le Domaine」을 위한 제목을 찾던 중이었지요. 서점에 『Le Roman du malade』를 주문했습니다. 받아본 책은 오래된 재판본으로, 출간 당시 루이 드 로베르 앞으로 온 편지들이 실려 있었습니다. 물론 아첨의 부분을 감안해야겠지만, 이 편지들, 특히 프루스트, 몽테스키우(Montesquiou), 안나 드 노아유(Anna de Noailles), 피에르 로티(Pierre Loti)의 편지에는 진정한 공감과 진심이 흐르고 있습니다.
그러고 나서 소설을 읽었습니다. 제목은 다소 매력이 없을지 몰라도, 저는 심리 묘사의 섬세함과 다뤄지는 주제들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중 많은 부분이 질투, 병, 죽음, 사랑이라는 프루스트의 주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자크 르테르트르 — 그럼 다시 프루스트 이야기로 돌아가 보죠. 그는 어떤 사정으로 루이 드 로베르를 만나게 되나요?
제롬 바스티아넬리 — 두 사람의 만남은 말하자면 네 장면으로 펼쳐집니다.
첫 장면은 1890년대 초에 일어납니다. 프루스트와 루이 드 로베르는 말제르브 대로에서 스쳐 지나가지만, 이 만남에 별다른 후속은 없습니다.
두 번째 장면. 루이 드 로베르는 피에르 로티의 비서가 됩니다. 1896년 무렵 로티의 서재에서 그는 아직 재단되지 않은 『Les Plaisirs et les Jours』 한 권을 발견합니다. 몇 년 전 만났던 그 청년을 떠올리며 책을 읽는데, 매우 마음에 듭니다.
세 번째 장면. 두 사람은 에드몽 세(Edmond Sée)의 중개로 파리 몽소 공원에서 우연히 재회합니다. 이때 두 사람은 드레퓌스 사건에 대한 공통된 관심을 발견하고, 둘 다 드레퓌스파 편에서 열정적으로 이 사건을 좇습니다. 그 뒤 루이 드 로베르는 중병에 걸려 한동안 은둔하며 지내고, 두 사람은 서로 소식이 끊깁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장면. 프루스트는 그가 크게 감탄한 『Le Roman du malade』가 출간된 뒤 다시 그에게 연락합니다. 이후 『스완네 집 쪽으로』 출간을 둘러싼 두 사람의 서신 교환이 시작됩니다.
자크 르테르트르 — 그렇다면 그 시절엔 두 사람 중 루이 드 로베르가 더 유명했겠군요.
올리비에 필리포나 — 그렇습니다. 그는 이미 여러 권의 책을 펴낸 상태였지만, 『Le Roman du malade』는 그에게 진정한 명성을 안겨 줍니다. 1911년, 훗날 페미나상이 되는 상을 수상합니다. 이후 오늘날에는 대부분 잊혀진 매우 많은 작품들을 펴내는 한편, 그가 교유했던 수많은 작가들에 관한 문학적 회고록도 남깁니다.
제롬 바스티아넬리 — 이런 위치 덕분에 그는 프루스트를 돕고자 시도할 수 있게 됩니다. 특히 그를 Ollendorff사에서 출판시키려고 애씁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주고받은 내용의 대부분은 원고 자체와, 루이 드 로베르가 벗에게 건네는 조언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프루스트는 특히 제목에 관해서는 그 조언을 늘 따르지는 않았습니다.
루이 드 로베르는 『Du côté de chez Swann』이라는 제목을 몹시 싫어했습니다. 그는 대략 이렇게 써 보냅니다. 당신의 책을 펼쳐서 아무 문장이나 첫 문장으로 삼으시오, 그게 차라리 더 낫겠소! 두 사람의 서신 교환 과정에서 여러 다른 제목들이 검토됩니다.
올리비에 필리포나 — 루이 드 로베르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그 목록을 밝힙니다. 『Avant que le jour soit levé』, 『Jardin dans une tasse de thé』, 『Le Passé intermittent』, 『Les Colombes poignardées』, 『Le Septième Ciel』……
제롬 바스티아넬리 — 그리고 『Dans le jardin de M. Swann』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프루스트는 뜻을 굽히지 않습니다. 제목은 『Du côté de chez Swann』이 될 것입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각주를 둘러싼 꽤 재미있는 논쟁도 있습니다. 프루스트는 러스킨(Ruskin) 번역 작업을 막 끝낸 참이라 자신의 소설에도 각주를 넣을까 여전히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루이 드 로베르는 그를 만류합니다. 그러니 어쩌면 우리는 그 덕분에 『Du côté de chez Swann』이 각주를 면할 수 있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올리비에 필리포나 — 삭제 문제는 좀 더 복잡합니다. 루이 드 로베르가 프루스트에게 원고를 줄이지 말라고 격려했다는 이야기가 흔히 전해집니다. 하지만 『Comment débuta Marcel Proust』에서 그는 오히려 정반대로, 너무 두꺼운 책은 「그것을 가장 잘 이해하고 가장 높이 평가할 만한 바로 그 사람들」을 오히려 멀어지게 할 위험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씁니다. 「결국 그는 숱한 망설임 끝에 자신의 책을 532쪽에서 끝맺는 데 동의했다.」
그러니 그가 어쨌든 프루스트로 하여금 분량을 줄이도록 이끌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자크 르테르트르 — 메모가 남은 교정쇄를 보면 실제로 그 작업 과정을 따라갈 수 있습니다. 제가 사지 못한 것을 그토록 후회하는 그 책에는 「Mon chéri」로 시작하는 프루스트의 메모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 「Mon chéri」가 누구에게 보낸 것인지―루이 드 로베르라고 생각했었지요―오랫동안 궁금해했습니다……. 나탈리 모리아크(Nathalie Mauriac)가 그 메모가 실은 마르셀의 동생 로베르 프루스트(Robert Proust)에게 보낸 것이었다고 알려 주기 전까지는요. 이 교정쇄는 그에게도 함께 전달되었던 것입니다.
올리비에 필리포나 — 출판사와의 관계에 관해 말하자면, 프루스트는 먼저 파스켈(Fasquelle)사에서 거절당한 뒤 자비 출판을 고려하고 있었습니다. 루이 드 로베르는 그 방법을 만류합니다. 그 자신은 Ollendorff사 대표 알프레드 앙블로(Alfred Humblot)로부터 다른 소설을 출판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고, 이 기회를 빌려 그에게 프루스트 이야기를 꺼냅니다.
앙블로는 원고를 읽고 훗날 유명해질 이런 답장을 보냅니다. 「친애하는 벗이여, 제가 좀 둔한 사람인지는 모르겠으나, 어느 신사가 잠들기 전 침대에서 이리저리 뒤척이는 모습을 묘사하는 데 서른 쪽이나 쓸 수 있다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군요.」
루이 드 로베르는 처음엔 이 편지를 프루스트에게 숨기는 편이 낫겠다고 판단합니다. 그러나 프루스트는 결국 이를 알게 되고 격분합니다.
자크 르테르트르 — 프루스트 애호가들이 왜 루이 드 로베르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는 설명했습니다. 이제 책 자체에 관해 이야기해 보죠. 만약 「한 줄 소개」를 하신다면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제롬 바스티아넬리 — 저는 서문에서 『Le Roman du malade』가 제목이 좋지 않다고 썼습니다. 왜냐하면 이 책은 완전한 소설도, 병으로 축소되어 버리는 한 남자의 책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완전한 소설이 아닌 것은, 서사가 「La Sagesse(지혜)」나 「La Jalousie(질투)」 같은 제목의 명상적인 장들에 의해 정기적으로 중단되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면 루이 드 로베르는 이야기를 거의 완전히 내려놓고 병, 다가오는 죽음, 몸, 사랑 또는 욕망에 대해 성찰합니다.
이는 사실 프루스트 자신이 몇 년 전 안나 드 노아유에게 보낸 편지에서 소설을 쓸지 철학 에세이를 쓸지 망설이고 있다고 밝혔던 물음을 떠올리게 합니다. 프루스트가 이 양자택일을 어떻게 해결하게 될지는 우리도 알고 있습니다. 그는 어떤 의미에서 두 가지를 다 해내는 셈입니다. 루이 드 로베르 역시 다른 방식으로, 더 직접적으로, 소설과 명상을 하나로 합치려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단순히 「환자」의 소설만은 아닙니다. 이 인물은 특별한 경험을 살아갑니다. 바로 죽음이 다가오는 경험과, 죽을 운명이라 믿는 병이 줄 수 있는 새로운 명료함입니다.
올리비에 필리포나 — 진짜 연애 줄거리도 있습니다. 네 인물이 벌이는 일종의 드라마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화자인 앙드레 질베르(André Gilbert)는 분명 루이 드 로베르와 매우 가까운 인물입니다. 그처럼 결핵을 앓고 있습니다. 그는 먼저 다보스(Davos)에 머무는데, 그곳 외국인 묘지를 산책하다가 고향에서 멀리 떨어져 세상을 떠난 젊은이들의 무덤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후 상태가 조금 호전되자 캉보레뱅(Cambo-les-Bains)을 모델로 한 요양지 발롤랑(Val-Roland)으로 어머니를 찾아갑니다.
그곳에서 그는 친구 폴을 다시 만나고, 자보트(Javotte)를 만납니다. 자보트는 아마도 이 책에서 가장 생기 넘치는 인물이지만, 동시에 가장 불안정하고 경솔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녀는 두 남자 사이에서 흔들립니다. 그녀가 정말 이 죽어가는 남자를 사랑하는지 오랫동안 알 수 없습니다. 한편 그 남자는 건강을 걸고서라도 그녀를 사랑하게 되고, 어머니는 질투심에 이 젊은 여성을 멀리하려 애씁니다.
폴에 관해서는 최근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십삼 년 뒤 루이 드 로베르는 『Paroles d'un solitaire』를 출간하는데, 그는 이 작품을 『Le Roman du malade』의 자연스러운 후속작이라고 스스로 소개합니다. 이 책은 에드몽 로스탕(Edmond Rostand)의 절친한 벗이었던 폴 포르(Paul Faure)에게 헌정되어 있으며, 루이 드 로베르는 자신의 소설 속 폴이 바로 이 폴 포르라고 명시합니다. 그렇다면 이 책 뒤에는 루이 드 로베르, 폴 포르, 그리고 우리가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젊은 여성 사이의 실제 삼각 연애가 숨어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제롬 바스티아넬리 — 몇 가지 문학적 유사성이 떠오릅니다. 자신의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지켜보는 한 남자의 이 성찰에는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과 통하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스위스 체류라는 점에서는 토마스 만의 『마의 산』과도 통하는 데가 있습니다. 그리고 자보트는 때로 알베르틴을 떠올리게 합니다. 똑같이 종잡을 수 없고, 가볍고, 변덕스러운 성격이지요. 그녀는 자신이 정확히 무엇을 느끼는지도 모른 채 타인의 감정을 가지고 노는 듯합니다.
올리비에 필리포나 — 저 역시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떠올렸습니다. 스스로 죽을 운명임을 아는 사람이 무덤 안쪽에서 바라보는 그 삶 말입니다. 훨씬 뒤에 나온 또 다른 책도 유사성을 보여 준다고 생각합니다. 샨도르 마라이(Sándor Márai)의 『여동생』입니다. 세계가 방 하나로 축소되어 버린 한 환자의 이야기로, 병으로 인해 그는 삶의 아주 사소한 징후들에도 놀라울 만큼 민감해집니다.
제롬 바스티아넬리 — 이 죽음과의 가까움은 우리를 곧장 프루스트에게로 되돌려 놓습니다. 1920년 『랭트랑지장』지가 세상이 곧 끝난다는 것을 안다면 무엇을 하겠느냐고 물었을 때, 프루스트는 그런 확실성이 우리의 존재를 완전히 바꾸어 놓을 것이라고 답합니다. 우리는 여행을 떠나고 싶어질 것이고, 벗들을 다시 만나고 싶어질 것이며,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모든 것을 맛보고 싶어질 것이라고요. 하지만 파국이 예고되어 있지 않기에, 우리는 그 모든 것을 내일로 미루어 버립니다.
이는 『Le Roman du malade』에서 벌어지는 일과 매우 흡사합니다. 죽음이 다가오면 사물들은 갑자기 놀라운 맛을 띠게 됩니다. 진부해 보이던 것도, 그것을 곧 잃게 되리라는 것을 아는 순간부터 더없이 소중한 것이 됩니다.
자크 르테르트르 — 프루스트와의 또 다른 공통점, 바로 의사들이지요……
제롬 바스티아넬리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도 『Le Roman du malade』도 결코 의학 공부를 하고 싶게 만드는 작품은 아닙니다! 루이 드 로베르의 작품에서 의사들은 기껏해야 호감 가는 인물로 그려질 뿐입니다. 그들은 병의 진행을 지켜볼 뿐, 실제로는 거기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앙드레 질베르 자신도 더 이상 의학에 큰 기대를 걸지 않습니다.
자크 르테르트르 — 책 끝부분에 실린 편지들 가운데, 콜레트(Colette)의 편지는 작가에게 꽤 가혹한 편입니다. 그녀는 그에게 이렇게 씁니다. 「당신은 어쩌면 결코 『Le Roman du malade』를 뛰어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갓 출간한 책을 두고 이런 찬사를 받는다는 것은, 앞으로 나올 모든 것이 이보다 못할 거라는 예고를 듣는 것이나 다름없지요!
올리비에 필리포나 — 그렇습니다, 무서운 문장이지요. 하지만 그녀는 이렇게도 씁니다. 「아무도 이것을 뛰어넘지 못했으며, 이것에 도달한 사람이 대체 몇이나 되겠습니까?」 저를 깊이 생각하게 만든 또 다른 편지는 안나 드 노아유의 것으로, 그녀는 요컨대 이렇게 묻습니다. 「이 전례 없는 책이, 과연 책이라 할 수 있을까요?」
이 물음은 제롬이 서문에서 제목에 관해 제기하는 물음과 이어집니다. 『Le Roman du malade』는 정확히 무엇을 의미할까요? 환자의 이야기일까요? 아니면 오직 병만이 쓸 수 있게 하는 소설, 병이 낳는 그런 종류의 문학일까요? 이 제목은 겉보기보다 훨씬 더 모호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제롬 바스티아넬리 — 네, 바로 그렇습니다. 이것이 「환자의 소설」인 것은 단지 환자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만이 아니라, 병이 환자에게 쓰게 하는 소설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는 죽음과 몸에 관한 매우 아름다운 페이지들이 있습니다. 앙드레 질베르는 특히 자신이 죽고 난 뒤 자신이 머물던 그 몸이 어떻게 될지, 아직은 자신의 것인 이 육신을 변화시켜 갈 그 느린 부패 과정을 상상해 보려 합니다.
그는 또한 자신의 장례식도 상상해 봅니다. 그런데 그를 뒤흔드는 것은 장례식 자체에 대한 생각이라기보다, 장례식에 참석한 뒤 결국 무덤을 떠나 집으로 돌아가야 할 어머니에 대한 생각입니다. 저는 여기서 극한까지 밀어붙여진 프루스트적인 한 장면을 거의 발견합니다. 이제 저녁 입맞춤 뒤 방을 나서는 어머니가 아니라, 무덤을 떠나는 어머니인 것이지요. 자신의 죽음을 상상할 때 바로 이 점이 그를 괴롭게 한다는 것은 참으로 마음을 울리는 대목입니다.
올리비에 필리포나 — 어머니는 실제로 매우 존재감 있는 인물이며, 질투야말로 어쩌면 네 인물을 하나로 묶는 감정일 것입니다. 두 남자는 서로를 질투하고, 어머니는 진짜 모성적 질투를 느끼며 자보트에게 아들의 방 출입조차 금지하기에 이릅니다. 자보트 자신도 때로는 자신이 불러일으키는 사랑에 대해 거의 질투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또한 매우 강한 고독감과 소통 불가능성도 존재합니다. 특히 화자가 파리 근교로 돌아온 뒤 자보트와의 거리가 생기고 나서, 그녀에게 보내는 상상 속 편지들에서 그것이 드러납니다. 이는 파트릭 모디아노(Patrick Modiano)가 에마뉘엘 베를(Emmanuel Berl)과의 대담에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중 가장 짧은 문장이라고 소개한 구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Chacun est bien seul(누구나 참으로 혼자다)」. 그것이 정말로 가장 짧은 문장인지는 모르겠지만, 루이 드 로베르의 이 책에는 더없이 잘 어울릴 것입니다.
제롬 바스티아넬리 — 그래도 프루스트에게는 「Zut, zut, zut(에잇, 에잇, 에잇)」이 있지 않습니까!
자크 르테르트르 — 피에르 로티에게 바친 헌사에 대해 이야기해 보죠.
올리비에 필리포나 — 로티는 루이 드 로베르의 경력에서 상당히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 헌사는 사실 이 책의 어조를 곧바로 드러내 줍니다.
「독서에서 가벼운 오락을 찾는 이들은 내게로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진지한 영혼을 지닌 이들, 가을을, 침묵을, 명상을, 고독을 즐기며 이따금 죽음을 생각하는 이들, 만약 그런 이들의 손에 내 책이 들어가게 된다면, 그들은 당신처럼, 서두르지 않고, 이 책에 걸맞은 마음으로 읽어 줄 것이다. 그들은 이 책을 사랑할 것이고, 나를 사랑할 것이다.」
이 마지막 구절, 「나를 사랑할 것이다」는 놀라운 대목입니다. 루이 드 로베르의 전기를 들여다보면, 연약하고 병약한, 그리고 사랑받고자 하는 매우 강한 욕구를 드러내는 듯한 한 남자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Le Roman du malade』가 온통 병적인 책이라는 인상을 주어서는 결코 안 될 것입니다. 저를 무엇보다 매혹한 것은 루이 드 로베르의 문체입니다. 그것은 단순하고 유려하며, 특히 자연 묘사에서 이따금 매우 아름다운 시적 표현을 보여 줍니다. 결국 상당히 빈약한 줄거리보다 저를 훨씬 더 사로잡은 것이 바로 이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프루스트를 매혹한 것 역시 바로 이것, 즉 이 언어의 시성과 텍스트 고유의 문학적 품격이었을 것입니다.
제롬 바스티아넬리 — 실제로 가벼운 책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거운 책도 아닙니다. 매우 편안하게 읽히며, 이따금 프루스트를 떠올리게 하는 아름다운 대목들과 마주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저를 놀라게 한 일치가 하나 있습니다. 루이 드 로베르가 피에르 로티의 집에서 발견한 『Les Plaisirs et les Jours』에서 프루스트는 이렇게 씁니다. 「욕망은 모든 것을 꽃피우고, 소유는 모든 것을 시들게 한다.」
그런데 『Le Roman du malade』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우리가 잃는 모든 것을, 우리의 영혼은 다시 불러들이고 되찾고 싶어 한다. 우리를 실망시켰거나 평범했던 얼마나 많은 대상들이, 우리에게서 멀어지는 순간 놀라운 것으로 변하는가! 특히 약간의 상상력을 타고난 존재들은 이 잔인한 놀이의 희생양이 된다. 그 놀이란, 어떤 것을 소유하는 순간 그것을 작아지게 하고, 더는 갖지 않게 되는 순간 그것을 커지게 만드는 것이다.」
이 발상은 두 작가에게서 각기 독립적으로 생겨났을 만큼 충분히 보편적인 것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루이 드 로베르가 읽고 감탄했던 『Les Plaisirs et les Jours』가 여기에 어떤 흔적을 남긴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볼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이 일치는 주목할 만합니다.
청중 — 루이 드 로베르 본인, 그의 가족, 그의 성장 과정에 대해 좀 더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제롬 바스티아넬리 — 루이 드 로베르는 1871년 3월, 마르셀 프루스트보다 몇 달 앞서 파리에서 태어났습니다. 열두 살 무렵 아버지를 여의고, 병약한 건강 탓에 비교적 일찍 학업을 중단합니다. 에디슨사의 직원이 되지만, 그의 꿈은 오직 연극과 문학뿐이었습니다. 한 친구와 함께 첫 희곡을 쓴 뒤, 『Gil Blas』지에 기사를 싣는 데 성공합니다.
피에르 로티와의 만남은 결정적이었습니다. 그는 로티에게 다가가 자신의 존경심을 전하고, 마침 개인 비서를 찾고 있던 로티는 그를 데리고 남서부로 향합니다. 로티의 서재에서 그는 『Les Plaisirs et les Jours』를 발견합니다. 두 사람은 이후로도 가까운 사이로 남았으며, 이는 『Le Roman du malade』의 헌사로도 이어집니다.
루이 드 로베르는 소설을 펴내기 시작하고, 이베트 길베르(Yvette Guilbert)와 잔 그라니에(Jeanne Granier)를 비롯한 몇 차례의 불행한 사랑을 겪은 뒤 중병에 걸립니다. 자신의 소설 속 인물 앙드레 질베르와 달리, 그는 회복합니다. 그는 계속 글을 쓰며 훗날 사누아(Sannois)에 자리를 잡습니다. 그곳에서 그보다 서른 살 어린 한 젊은 여성이 가족 소유지 일부를 세내러 옵니다. 이번에는 이야기가 좋게 끝납니다. 그는 그녀와 결혼합니다. 루이 드 로베르는 1937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올리비에 필리포나 — 덧붙이자면, 그는 이 무렵 문학계에 완전히 자리를 잡은 상태였습니다. 그는 에드몽 로스탕, 졸라(Zola), 알퐁스 알레(Alphonse Allais), 옥타브 미르보(Octave Mirbeau), 쥘 르나르(Jules Renard)와 친분이 있었습니다……
제롬 바스티아넬리 — 네, 졸라에 대한 그의 존경심이 얼마나 컸던지, 어느 날 그를 만나기 위해 파리에서 메당(Médan)까지, 약 삼십 킬로미터를 걸어서 갔을 정도입니다. 이는 그저 병약한 작가라는 이미지를 다소 바로잡아 줍니다. 루이 드 로베르는 또한 대단한 열정과 정열을 지닌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올리비에 필리포나 — 그의 회고록은 이 놀라운 문학적 사교성을 잘 보여 줍니다. 그는 특히 1928년에 『De Loti à Proust. Souvenirs et confidences』를 펴내는데, 이 작품 역시 틀림없이 재발견할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또한 그가 드레퓌스파와 가까웠다는 점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특히 살롱 샤르팡티에(salon Charpentier)에 드나들었으며, 프루스트를 피카르(Picquart) 대령에게 소개했다고도 전해집니다. 이는 당시 파리 문학계에서 그가 차지했던 위치를 짐작하게 해 줍니다.
청중 — 프루스트 서거 100주년을 기념해 열린 학술대회 논문집에서 피라 와이즈(Pyra Wise)가 루이 드 로베르에 관해 매우 상세한 연구를 발표했다는 점도 언급할 만합니다.
제롬 바스티아넬리 — 맞습니다. 이 학술대회는 장이브 타디에(Jean-Yves Tadié)가 시작한 일련의 모임에 속하는 것으로, 그 논문집은 최근 Honoré Champion사에서 출간되었습니다. 피라 와이즈의 연구 덕분에 루이 드 로베르와 프루스트의 관계에 대해 훨씬 더 깊이 파고들 수 있습니다.
청중 — 병에 관한 이러한 문학 이야기를 듣다 보니, 알퐁스 도데(Alphonse Daudet)의 『La Doulou』가 떠오르더군요.
올리비에 필리포나 — 텍스트의 성격은 꽤 다릅니다. 『La Doulou』는 아마도 출간을 염두에 두지 않았던 메모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도데가 세상을 떠난 뒤 출간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비교는 흥미롭습니다. 두 경우 모두, 병은 단순한 소재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것은 자기 자신과 세계를 관찰하는 하나의 관측점이 됩니다.
자크 르테르트르 — 그럼 이제 올리비에 필리포나와 제롬 바스티아넬리께 감사드리는 일만 남았군요. 이 대담이 여러분에게 『Le Roman du malade』를 읽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켰기를 무엇보다 바랍니다. 이 책은 그리 길지 않으며, 매우 잘 쓰였습니다. 그리고 그 제목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훨씬 덜 딱딱한 책입니다.